2026년 3월, 'Resident Evil Requiem'의 리뷰 하나가 메타크리틱에 짧게 등록됐다가 사라졌다. 해당 리뷰를 쓴 것은 영국 게임 미디어 Videogamer였고, 작성자로 표기된 이름은 "Brian Merrygold"였다. 그런데 독자들이 이 이름을 검색했을 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온라인 이력도, 과거 기사도, 실존의 흔적도 없었다. Gfinity의 기자 Andrés Aquino가 X에 처음 이를 지적했고, 이후 Kotaku, Engadget, PC Gamer 등 다수의 매체가 독립적으로 추가 확인에 나섰다.
Videogamer에 올라온 그의 프로필 사진 파일명은 "ChatGPT-Image-Oct-20-2025-11_57_34-AM-300×300.png"였고, 프로필 소개에서는 그를 'iGaming 및 스포츠 베팅 분야의 숙련된 애널리스트', 즉 도박 사이트 전문가로 설명하고 있었다. 이후 프로필 사진의 파일명과 소개글은 수정됐지만, 이미 다수의 매체가 원본을 확인하고 보도한 뒤였다.
AI는 리뷰의 형식을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다. 장르의 언어를 알고, 평가의 구조를 모방하고, 그럴듯한 문장을 만드는 것은 지금의 AI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리뷰를 리뷰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결국 그것은 경험이다. 컨트롤러를 쥐고 보낸 시간, 특정 구간에서 반복해서 실패하며 쌓인 감각, 게임이 끝난 뒤 한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던 잔상, 이런 것들은 공개된 자료를 아무리 많이 학습해도 생성되지 않는다. 경험은 요약될 수 있어도, 복제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결론이 너무 쉽게 안도감을 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정말로 물어야 할 것은 "AI가 경험 없이 리뷰를 쓸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지금까지 리뷰를 읽으면서 정말로 경험을 신뢰해왔는가"다. 유명한 필자의 이름이 있다고 해서, 매체 로고가 붙어 있다고 해서, 우리는 그 뒤에 실제 플레이가 있다고 믿어왔다. 그 믿음이 구조적으로 검증된 적은 없었다. Brian Merrygold 사건은 그 믿음이 얼마나 허술한 전제 위에 서 있었는지를 드러낸다.
평론의 신뢰는 선언되는 것이 아니라 증명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 사건이 게임 산업에, 그리고 평론이라는 행위 자체에 던지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Brian Merrygold가 실존하는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