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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장르 이야기] 함께하는 세상을 꿈꾼 ′MMORPG′ ① - 초기 실험에서 WoW의 시대까지

우리가 비디오게임으로 익숙하게 기억하는 RPG(Roll-Playing Game)는 오랫동안 혼자 떠나는 모험에 가까웠다.용사는 혼자 성장하고, 혼자 마왕을 쓰러뜨리고, 혼자 세계를 구했다.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었고, 세계는 오롯이 자신을 중심으로 ...

김하영 · 2026-05-20 11:00
[게임 장르 이야기] 함께하는 세상을 꿈꾼 ′MMORPG′ ① - 초기 실험에서 WoW의 시대까지
출처: 메타엑스(MetaX) metax.kr
수많은 온라인 세계가 열리던 시기
파이널판타지XI, 리니지2, EVE 등이 증명한 MMORPG의 가능성과 WoW가 세운 대중화의 기준

용사는 혼자 성장하고, 혼자 마왕을 쓰러뜨리고, 혼자 세계를 구했다.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었고, 세계는 오롯이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마을 사람들은 정해진 말을 반복했고, 길 위의 여행자는 배경에 가까웠으며, 세계는 플레이어가 다가갈 때 비로소 반응하는 무대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은 다른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저 마을에 있는 사람이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와 같은 시간에 접속한 다른 플레이어라면 어떨까. 저 길을 걷는 여행자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나처럼 퀘스트를 수행하고, 아이템을 거래하고, 누군가와 파티를 맺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그 상상이 온라인 기술과 결합하며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이 MMORPG다.

한국 시장에서 아이온은 WoW와 정면으로 비교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MMORPG였고, 적어도 한동안은 “WoW 이후에도 한국형 MMORPG가 대형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보여준 사례였다.

같은 해 등장한 '워해머 온라인: 에이지 오브 레코닝'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강력한 기대를 받았다. Warhammer라는 탄탄한 IP, 진영 간 대규모 전쟁을 강조한 RvR 시스템, EA라는 거대한 퍼블리셔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이 게임을 “WoW 킬러” 후보로 바라봤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초반의 관심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워해머 온라인은 결국 2013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사례가 남긴 의미는 작지 않다. WoW 이후의 MMORPG 시장에서 “WoW 킬러”라는 말은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하나의 함정이 되었다. 새로운 게임은 자신만의 장점을 보여주기 전에 먼저 WoW와 비교되었고, WoW만큼 크지 않으면 실패한 것처럼 평가받았다. 장르의 기준이 하나의 게임에 의해 고정되는 순간, 후발 주자들은 혁신을 말하면서도 늘 같은 질문 앞에 서야 했다.

WoW는 MMORPG를 완성한 게임이 아니었다.
하지만 MMORPG가 대중에게 어떤 형태로 이해될지를 결정한 게임이었다.
그 이후의 도전자들은 모두 다른 길을 걸었지만, 그 길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같은 그림자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WoW라는 거대한 기준이었다.



함께하는 세상을 꿈꾼 'MMORPG'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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