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G 다음을 찾아서
크래프톤이 26개 신작 프로젝트를 동시에 가동하며 'PUBG' 이후의 차기 프랜차이즈 IP 확보에 본격 나선다. 인공지능(AI)을 업무 전반에 적용하는 'AI First' 전환도 병행하며 개발 효율화와 신작 도전을 동시에 추진한다.
올해부터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분야도 게임 기술 확장 영역으로 검토한다. 피지컬 AI란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며 상호작용하는 AI를 뜻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처럼 현실의 물리 법칙이 정교하게 구현된 가상 세계에서 축적한 플레이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경험이 피지컬 AI·로보틱스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게임사가 로봇 산업에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PUBG 이후 7년, 두 번째 도약의 시험대
크래프톤이 채용을 동결하면서까지 AI 전환에 집중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인력 확충 대신 AI 투자를 택한 것은 생산성 향상분을 신작과 혁신 프로젝트에 재투자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의 72.0%가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업무 시간이 평균 32.4% 단축됐다.
AI가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실무 경쟁력이 된 시대, 크래프톤은 여기에 1,000억 원 이상을 베팅한 셈이다.
물론 리스크도 분명하다. 26개 프로젝트를 병렬로 운영하는 전략은 실험의 폭을 넓히는 대신, 핵심 인력과 예산이 분산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작고 빠른 도전’이라는 기조 역시 관리가 느슨해질 경우 ‘얕고 많은 시도’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여기에 채용 동결이 장기화된다면, 조직 내부의 불안감이나 개발 역량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이 모든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있다. PUBG 이후 7년, 크래프톤은 더 이상 과거의 성공을 방어하는 선택이 아니라, 미래의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위험을 감수하는 쪽을 택했다는 점이다. 결과는 아직 쓰이지 않았지만, 이번 베팅이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 전략임은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