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한국 언론 특유의 '샐러리맨 기자' 정체성과 '민주주의 파수꾼'이라는 이데올로기가 AI 도입 과정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언론사가 경제적 효율성(상업주의)만을 위해 AI를 도입할 경우, 기자의 만족도는 높일 수 있으나 언론의 공익적 가치는 희석될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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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저널리즘과 기자의 직업 정체성, 윤하나, 2025. |
존재론적 경계의 붕괴: 로봇에서 능동적 행위자로
과거 '로봇 저널리즘'이 정해진 규칙과 템플릿에 따라 정형화된 데이터를 기사로 변환하는 보조적 수단에 그쳤다면, 생성형 AI의 등장은 차원이 다른 도전을 제기한다. 본 논문은 AI가 이제 인간 기자의 고유 성역으로 여겨졌던 '맥락 이해'와 '창의적 표현'의 영역까지 침범하며, 인간과 기계 사이의 존재론적 경계를 재설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뉴스 생산 과정에서 초안 작성, 브레인스토밍, 심지어 결과물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능동적 행위자'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과연 어디까지가 인간 기자의 영역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기자의 직업적 중심성을 위협하는 패러다임적 전환을 초래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위기감이 오히려 언론 본연의 가치를 강화하는 '반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AI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기자일수록 전문직주의 가치와 공공 서비스 역할(정보 제공, 정부 감시 등)을 더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의 직업적 지위가 흔들릴 때,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차별성, 즉 '사회적 책무'와 '윤리'를 강조함으로써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정체성 보호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술적 위협이 역설적으로 기자들을 저널리즘의 본질적인 '장인 정신'에 매달리게 만드는 동력이 되는 셈이다.
기술 변혁 속의 저널리즘 이데올로기
결론적으로 생성형 AI는 단순한 노동 시장의 위기를 넘어 저널리즘의 이데올로기적 기반을 흔들고 있다. 본 연구는 AI 도입 과정에서 언론사와 기자 간의 소통 부재(가이드라인 인지율 25% 불과)를 지적하며, 조직 차원의 전략이 기술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언론의 공공적 가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화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비록 디지털 대응 정도를 AI 대응의 대리 변수로 활용하거나 저항 요인을 충분히 분석하지 못한 방법론적 한계는 존재하지만, 본 논문은 기술 수용의 문제를 '저널리즘의 본질적 가치'와 연결해 다차원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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