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내에서 WBD의 매각 가능성을 둘러싸고 정치적 특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Elizabeth Warren 상원의원, Bernie Sanders 상원의원, Richard Blumenthal 상원의원이 공동으로 미국 법무부(DOJ)에 제출한 서한은, 이번 인수 경쟁이 단순한 시장 논리가 아니라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채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주목받고 있다.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 — “특혜와 부패의 그림자 아래 매각 진행 중”
이들 상원의원은 서한을 통해 WBD 매각 절차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하며 법에 기반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는, 일부 매수 후보 기업과 행정부 간의 과거 친분 또는 정치적 유착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행정부와 가까운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넷플릭스나 컴캐스트 같은 기업은 정책적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반독점법과 반부패법 집행은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법과 증거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매각 심사 과정에서 정치권의 압력 또는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배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이번 거래가 승인될 경우 결과적으로 한두 기업이 미국 내 미디어 시장의 거대 지배자로 떠오를 수 있고, 그로 인해 소비자의 시청 비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매각 경쟁의 현실 — 넷플릭스 낙점과 공정성 시비
실제 매각 경쟁은 다수의 매수 후보를 두고 치열하게 전개돼 왔다. Netflix, Paramount Skydance, Comcast 등이 입찰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그 중 넷플릭스가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부문 인수 우선협상자로 거론된 상황이다.
하지만,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측은 최근 WBD에 서한을 보내 “매각 절차가 편향적이며 넷플릭스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들은 “이사회가 처음부터 우선매수자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개적 반발과 의원들의 경고는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미디어 산업의 구조 변화가 정치권과 규제기관의 개입 대상이 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왜 지금 문제인가 — 미디어 산업의 집중과 거대 플랫폼의 부상
WBD는 HBO, HBO Max,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DC 유니버스’, 대형 영화 및 TV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미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기업이다.
2019년 디스커버리와의 합병 이후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운영해 왔지만, 최근 스트리밍 경쟁 심화와 글로벌 시장 변화 속에서 매각을 결정했고, 이에 따라 다수의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나섰다.
만약 넷플릭스가 이번 인수를 성공할 경우, 전통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플랫폼의 경계가 사라지고, 하나의 기업이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콘텐츠 다양성 축소, 소비자 선택권 제한, 요금 인상, 제작 노동자의 협상력 약화 등 여러 구조적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각 절차가 ‘정치적 로비’나 ‘친분 관계’에 의해 좌우된다면, 그 결과는 시장의 공정 경쟁을 해치는 것은 물론,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신뢰까지 훼손할 수 있다.
향후 쟁점과 주목점
먼저, 미국 법무부(DOJ)와 연방통신위원회(FCC)를 포함한 규제 당국이 정독합법성 및 반독점 법 위반 여부를 엄정히 검토할지 여부다. 의원들이 요청한 대로 “비 편향, 투명한 심사”가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두 번째는 만약 이번 매각이 승인된다면, 이후 콘텐츠 제작·유통 시장의 경쟁 구조 변화와 소비자 영향이다. 구독 비용, 콘텐츠 독점 여부, 작품 다양성 등 소비자의 ‘콘텐츠 생태계 경험’이 어떻게 변할지가 관건이다.
세 번째는 크리에이터와 제작자, 노동자들의 처지다. 미디어 산업 내 중견 제작사, 독립 제작자, 영화관 산업 등은 이번 거래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립되거나 불리한 조건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작품 배급 방식이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제작과 소비 양쪽 모두에 걸쳐 구조적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단순 인수가 아닌, 미국 미디어 산업의 운명을 가르는 시험대
WBD 매각을 둘러싼 논란과 규제당국에 대한 상원의원들의 경고는 단순한 기업 거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미디어 산업의 권력 집중, 콘텐츠 유통의 독점, 그리고 민주주의적 공정성의 문제까지 포함한 중대한 사회적 이슈다.
이번 거래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느냐, 아니면 정치적 유착과 로비 중심의 거래로 남느냐는 앞으로의 미디어 산업 지형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법무부와 규제 당국의 결정, 그리고 최종 매수자 발표 시점까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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